최소한의 노후 생활 보장하는 국민연금

 

 

 

 

 

 

 

 

 

 

요즘 국민연금과 관련된 소식이 심심치 않게 보도되죠.
국민연금공단이 관리하는 국민연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했고, ‘1990년대생부터는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잖아요.

 

국민연금이 최근 또 다른 논란의 주인공이 됐어요.
통신 3사 중 하나인 KT의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두고 KT와 갈등을 빚는다는 내용인데요.
KT는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구현모 CEO의 연임을 추진하는데, 국민연금이 거세게 반대하고 있죠.

 

최소한의 노후 생활 보장하는 국민연금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시행하는 ‘사회보험’ 제도예요.
젊을 때 소득의 일부를 보험료로 내면, 나이가 들거나 사고·질병으로 돈을 벌기 어려워졌을 때 연금을 지급해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보장하겠다는 건데요.
우리가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처럼, 국가가 사회 구성원들을 위해 만든 보험이라는 의미에서 사회보험이라고 부르죠.
지난해를 기준으로 약 2200만명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있어요.

 

 

 

 

많은 사람이 가입한 보험인 만큼 그 규모도 엄청나요.
 국민연금이 굴리는 돈만 900조원이 넘죠.
국민들이 낸 돈을 잘 불려서 나중에 돌려줘야 하니까 여기저기 투자도 많이 했는데요.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시장 전체 주식 가치(시가총액)의 약 7%를 보 한 것으로 알려졌죠.
이런 국민연금은 카카오나 현대자동차, 네이버 같은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주요 주주예요.

 

국민연금은 KT의 최대주주이기도 해요.
KT의 CEO 연임에 반대 목소리를 낼 자격은 있는 거죠.

 

 

 

 

국민연금이 달라졌어요

국민연금이 기업의 CEO 선임을 두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건 이례적인 일이에요.
물론 국민연금이 보유한 여러 기업들의 지분율만 놓고 보면 의견을 밝힐 자격이 충분하지만, 예전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우린 투자만 잘하면 된다’라는 입장이었죠.

 

이랬던 국민연금이 최근 생각을 바꿨어요.
가만히 앉아 투자만 하는 걸로는 부족하다는 건데요.
 투자 대상 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회사가 잘못하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거죠.

 

국민연금이 생각을 바꾼 근거는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라고 불리는 투자 지침이에요.
2010년에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인데요.
코드(code)는 ‘지침’이나 ‘규범’이란 뜻이고, 스튜어드(steward)는 ‘집사’라는 의미예요.

 

큰 저택을 꼼꼼하게 관리하는 집사처럼, 남의 돈을 맡아 잘 투자하려면 투자한 기업의 의사결정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거죠.
국민연금이 관리하는 돈의 주인은 국민들이잖아요.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서 집사처럼 연금을 잘 관리하겠다는 거예요.

 

 

 

 

‘주인 없는 회사’에 주목한 국민연금

특히 국민연금이 주목하는 건 KT 같은 ‘소유분산 기업’이에요.
소유분산 기업은 말 그대로 압도적인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없는, 딱히 주인이 존재하지 않는 회사들을 의미해요.
특정 재벌가의 소유도 아니고요.

 

앞서 국민연금이 KT의 최대주주라고 했지만, 지분율은 10% 남짓이에요.
2대 주주와의 지분율 차이도 크지 않죠.
또 지금까진 국민연금이 딱히 목소리를 내지 않았으니 KT는 ‘주인 없는 회사’나 다름없었다는 게 국민연금의 주장이에요.

 

 

 

 

자료=금융감독원  

 

 

국민연금은 ‘소유분산 기업은 CEO의 선임 과정이 공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해요.
기존 CEO의 입김이 들어갈 여지가 크다는 건데요.

 

회사의 중요한 일들을 결정하는 기관을 이사회라고 해요.
사업 계획은 물론 CEO 선임에도 관여하죠.
이런 이사회는 주주들이 선임한 이사들로 구성되는 게 원칙이에요.
그런데 회사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이 분산돼 있으면, 이사회가 주주보다는 CEO 같은 경영진의 눈치를 더 많이 볼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그럼 기존 CEO가 연임을 하거나, 원하는 사람을 차기 CEO에 앉히는 게 용이할 테고요.

 

CEO는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뜻에 따라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인데, 차기 CEO 선임 과정에 개입할 수 있으면 더 이상 주주들을 무서워할 이유가 없겠죠.
 이런 상황을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게 국민연금의 입장이고요.

 

 

 

 

지난달에 KT 이사회는 ‘구현모 CEO가 연임하는 게 KT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그를 차기 CEO 후보로 단독 추대했는데요.
국민연금은 ‘주인 없는 기업’인 KT의 이사회가 결정한 CEO 후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대하는 거예요.

 

KT의 입장은 뭐야?

KT는 국민연금이 명분 없는 반대를 한다고 주장해요.
 CEO 후보 선임은 정당한 절차를 거친 결과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죠.
 구현모 CEO의 경영 성과도 아주 좋고요.
 그가 KT CEO로 취임한 건 2020년 3월인데요.
당시와 비교해 KT의 주가는 70% 이상 상승했고 경영 실적도 크게 개선됐죠.
국민들의 돈을 잘 굴리는 ‘집사’ 역할을 하겠다는 국민연금은 KT 주가를 올려준 구현모 CEO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는 거예요.

 

 

 

 

2022년은 증권사 전망치 평균/자료=금융감독원

 

 

국민연금이 정부를 대신해 KT의 CEO 선임에 개입하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국민연금공단은 정부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관할하는 조직인데요.
KT는 과거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 입맛에 따라 CEO도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인 적이 있죠.

 

KT는 원래 정부 조직으로 만들어졌다가 공기업으로 바뀌고, 2002년에 들어서 민영화를 통해 민간 기업이 된 회사예요.
2002년 이후 총 5명이 KT의 CEO로 부임했는데요.
공교롭게도 정권이 바뀔 때 KT의 CEO도 교체된 경우가 많았어요.
정권과 가까운 인물이 ‘낙하산’으로 CEO 자리에 올랐다는 비판을 받은 적도 있죠.

 

결국 국민연금이 문제 삼은 CEO 후보 선임 절차의 공정성은 핑계일 뿐이고, 국민연금이 앞장서서 정부 입맛에 맞는 인물을 KT CEO 자리에 앉히려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요.
‘기금 고갈 위기를 맞은 국민연금은 딴 데 신경 쓰지 말고 투자나 잘해라’는 비판도 제기됐고요.

 

 

 

 

또 국민연금이 KT나 소유분산 기업뿐 아니라 더 많은 기업들의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와요.
정부가 국민연금을 동원해 기업들을 압박하기 시작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회사가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죠.

 

누가 KT의 CEO가 될까요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여전히 구현모 CEO의 연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에요.
이사회가 추대한 후보인 그의 연임 여부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될 예정인데요.
국민연금은 보유한 의결권을 ‘연임 반대’에 쓸 거라고 예고했죠.

 

결국 KT의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 3대 주주인 신한은행의 뜻이 중요해졌어요.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는데요.
 구현모 CEO는 국민연금의 반대를 이겨내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국민연금은 적극적인 집사 노릇을 하며 국민들의 연금을 잘 관리할 수 있을까요?

3줄 요약

 

1  900조원이 넘는 돈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투자 대상 기업의 의사결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힘. 특히 ‘소유분산 기업’은 CEO 선임 과정이 공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더 꼼꼼하게 살펴보겠다는 입장.

2  국민연금은 소유분산 기업인 KT의 CEO 선임에 개입함. 구현모 CEO의 연임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 주인 없는 기업인 KT의 이사회가 결정한 CEO 후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 KT는 정당한 절차를 거쳤기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함.

3  국민연금이 성과 좋은 CEO의 연임을 명분 없이 반대한다는 비판이 나옴. 정부 입맛에 맞는 인물을 KT의 CEO 자리에 앉히기 위해 국민연금이 앞장선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됨. 구현모 CEO의 연임 여부는 3월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예정.

 

 

 

 

가계대출 18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대요

은행에서 가계가 대출받은 금액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대요.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8조 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 6000억원 줄었대요.
연간 기준 가계대출이 감소한 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에요.
이 통계는 ‘대출 잔액’ 기준인데, 아무래도 대출을 새로 받는 사람들이 생겨나다 보니 총금액이 계속 커져 오다가 작년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는 뜻이에요.
작년에 대출 금리가 급등해서 대출받은 사람이 확 줄었기 때문이에요.

 

올해 경기침체 경고한 세계은행

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에서 1.7%로 하향 조정하고 급격한 경기 침체를 경고했어요.
세계은행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23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1.7%로 전망했는데요, 불과 7개월 전 전망했던 3%보다 훨씬 낮은 수치였어요.
이 수치는 지난 30년 동안 세계 금융위기(2009년), 코로나19 대유행(2020년) 시기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성장률이에요.
그만큼 심각한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 거예요.
세계은행은 “주요 선진국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는 등 긴축 정책을 동시에 펼치고 있고, 코로나19 대유행 지속,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미국 물가 상승세 둔화하네요
미국의 지난달(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5%(1년 전 같은 달 대비)로 집계됐어요.
직전 달에 7.1%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둔화한 거예요.
미국 CPI 상승률은 지난 6월 정점(9.1%)을 찍은 이후 계속 낮아지는 추세예요.
6%대를 기록한 건 2021년 11월(6.8%) 이후 약 1년 만이고요.
이런 추세 때문에 다음 달 1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와요.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기 위해 급격히 금리를 올리던 태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거죠.

 

52개국 정상 모이는 다보스포럼 곧 개막해요

전 세계 리더가 한데 모여 세계 경제 문제의 해결을 도모하는 *다보스포럼이 16일부터 열려요.
오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하는 제53회 다보스포럼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52개국 정상이 참여해요.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에 특별연설도 하기로 했대요.
2020년 이후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는 ‘파편화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펼쳐질 예정이에요.
특히 기후 위기 대응은 많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관심이 쏠리는 주제라고 해요.
최근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세 도입을 결정하는 등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다보스 포럼이 뭐야?

다보스 포럼의 정식 명칭은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이에요.
스위스 동부 휴양지인 다보스에서 열리기 때문에 다보스 포럼으로 불려요.
전 세계의 전·현직 대통령과 총리, 경제장관, 중앙은행 총재는 물론 다국적 기업의 총수와 대표, 경제학자, 언론인 등이 모여 세계 경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예요.

 

다보스 포럼은 1971년에 처음 시작됐어요.
초창기에는 유럽의 기업인들에게 기업 경영 전략 등을 강연하는 작은 모임이었는데요.
1986년에 발생한 사건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계기로 작용했어요.
당시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큰 갈등을 빚었던 그리스와 터키의 정상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정상회담을 가지고 화해를 한 일이었죠.
1994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 협상의 계기를 마련한 것도 다보스 포럼이었어요.

 

이렇게 명성이 쌓이면서 다보스 포럼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경제뿐 아니라 인류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논의하는 자리로 자리 잡았어요.
매년 수천 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이 정치·경제부터 문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 걸쳐 토론을 벌여요.
<BR> 주요 인사의 중대 발언이 나오기도 하고, 국가 정상이나 기업 총수 간 회담이 열리기도 해요.
비밀리에 중요한 만남이 성사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다보스 포럼을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고급 사교 클럽'으로 부르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폐쇄적인 성격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해요.
세계를 대표하는 경제 포럼으로 볼 수 없다는 거예요.
선진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부자들의 잔치'일 뿐이라는 거죠.
다보스 포럼이 구체적인 결론이나 실천적인 합의점은 도출하지 못한다는 비판 또한 존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