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때 컨닝했다고 ‘전과자’가 된 사람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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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초등학교든 대학교든, 학교 시험에서 학생들은 종종 속칭 ‘컨닝’이라고 하는 부정행위를 저지릅니다. 부정행위를 하다가 발각된 학생들은 경고에서 퇴장까지의 ‘처벌’을 받습니다. 처벌 수위는 교육자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껏 학교 시험 중의 부정행위가 ‘법정’에서 다뤄진 적도 없고, 학생 때 컨닝했다고 ‘전과자’가 된 사람도 없습니다. 물론 발각되지 않는 부정행위가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검찰이 조국 교수를 기소한 이유 중에는 아들의 인터넷 퀴즈풀이를 도와줘 대학의 성적 처리 업무를 방해했다는 ‘죄목’도 있습니다. 이 주장이 정당하다면, 학교 교실에서 발생하는 부정행위는 물론 레포트 작성이나 자료 조사 등 교실 밖에서 진행되는 시험 성격의 학업 행위에서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은 모두 ‘사법처리’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시험 감독자는 부정행위를 발견한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하겠죠. 게다가 검찰은 해당 학교나 담당 교수가 ‘업무방해죄’로 고소하지도 않았는데, 조국 일가의 통신 기록을 ‘사찰’함으로써 사후에 이 ‘혐의’를 발견해 기소했습니다. 범죄가 아니던 것을 범죄로 만들고, 사람을 ‘사냥’하기 위해 범죄의 올가미를 만드는 수법의 신기원(新紀元)을 연 셈입니다.

문제는 범죄가 아니던 것을 ‘범죄화’하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의 검찰은 자기네 ‘식구’와 관련된 범죄는 아무리 무거워도 ‘비범죄화’하는 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잔고증명서 위조, 주가조작, 표절, 학력 경력 위조, 수십 억 뇌물 수수 같은 범죄도 검찰이나 검찰 관련자이기만 하면 ‘없는 일’로 만들어줍니다. ‘대장동 50억 클럽’ 수사 내용은 전혀 알 수 없는데, 야당 당대표가 몇 억을 받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치는 ‘비밀공작’을 벌였다는 다소 황당한 얘기를 전하는 뉴스들만 넘칩니다.

검찰제국이 된 한국에는 새로운 신분제가 만들어졌습니다. 제1신분은 죄를 지어도 아무 문제 없는 ‘법적 왕족과 특권 귀족’, 제2신분은 죄를 지었다가 발각되면 벌을 받는 ‘법적 하급 귀족’과 ‘법적 평민’, 제3신분은 지은 죄가 없어도 어떤 구실로든 처벌받을 수 있는 ‘법적 천민’. 검찰제국의 권력자들은 이 상황이 지속되면 사람들이 결국 익숙해질 거라고 믿는 듯합니다. 물론 익숙해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제1신분의 주가조작, 학력 경력 위조, 표절 등은 철저히 외면하면서 제3신분의 인터넷 퀴즈 부정행위를 '범죄화'하는 건 '공정한 법 집행'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바라는 것은, 신종 '신분제'에 익숙해진 사회입니다.

하지만 인류는 수천 년간 신분제에 익숙한 채 살았으면서도 결국 이를 무너뜨렸습니다. ‘새로운 신분제’를 만들고 고착시키려는 자들이 이 역사를 모르는 건, 우리 사회 전체뿐 아니라 그들 자신에게도 비극입니다.

 

박현준

윤석열 대통령의 밴댕이 소갈딱지 옹고집

편집국장이 된 뒤 얼마 안 돼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에서 연락이 왔다. 전임 국장 때, 보수단체를 다룬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 요청이었다. 보통 자문 변호사가 대리한다. 언중위 시스템도 알 겸 이때 내가 직접 나가겠다고 했다.

보수단체 간부 두 명이 청구인석에 앉았다. 말도 안 되는 정정 내용을 요청했다. 언중위 위원들이 양쪽 의견을 듣고 반론보도를 권고했다. 취재과정에서 반론도 충분히 반영했지만 그래도 수용 가능하다고 답했다. 상대 쪽은 반론보도를 거부하고 정정보도만 고집했다. 조정불성립. 언중위 위원들이 보수단체 쪽에 조정불성립이니 법원에 직접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수 있다고 안내했다.

기다렸다. 법원에서 언제 소장이 날라오나. 날라오지 않았다. 보수단체는 언중위만 가고 끝낸 것이다.

이때 경험이 떠오른 건 윤석열 대통령의 밴댕이 소갈딱지 옹고집 언론관 때문이다.

MBC 전용기 탑승 배제로 시작한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의 기폭제는 문제의 본인 발언이었다.

“국회에서 이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11월10일 외교부가 언론중재위원회에 MBC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조정신청이 불성립했다. 언중위가 반론보도 조정을 제안했지만 양쪽이 모두 거부했다.

외교부가 요구한 정정보도문의 주요 대목은 다음과 같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 보도하면서, 실제로는 발언하지 않은 '미국', '바이든' 등의 자막을 임의로 달아 보도했습니다. 사실 확인 결과, 해당 발언은 우리 정부의 세계 질병 퇴치를 위한 공약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관련 국회 예산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미국 의회나 미국 대통령과는 무관한 발언이었습니다."

문제의 발언 당시 김은혜 홍보수석이 인정했고, 외교부가 언중위에 낸 정정보도 요청 내용도 ‘바이든’ ‘날리면’에 집중했지, ‘이쌔끼들’은 부인하지 않는 취지다.

언중위에서 조정이 불성립했으니 정정보도를 요청한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 수 있다. 법원에서 ‘바이든’ ‘날리면’이 가려진다.

그런데 11월20일 현재 아직까지 외교부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물론 3년안에만 청구하면 되니 시간은 남은 셈이다.

과연 외교부가 소송을 걸 수 있을까. 걸어서 실익이 있을까. 아마 이 소송은 윤석열 정부를 진퇴양난에 빠트릴 것이다.

윤석열 정부로선 정정보도가 받아들여지면 최선이지만 그렇더라도 ‘이새끼들’ 발언까지 법원으로부터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이새끼들’ 발언에 대한 사과마저 거부한 바 있다. 10월25일 국회시정 연설 직전 비공개 환담 자리에서 이은주 정의당 비대위원장이 백번 양보해 대통령실 논리대로 한국 국회의원들을 ‘이새끼들’이라고 칭했다고 치고, “국회에 대한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은 국회 모독”이라며 “사과에는 시기가 따로 있지 않다. 사과하시라”고 요구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하지 않은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사실상 ‘이새끼들’도 하지 않은 발언으로 우기는 꼴이다. ‘이새끼들’을 인정하면 ‘바이든’도 인정한다고 여기는, ‘포괄일죄식’ 검찰 사고, 사과 자체를 꺼려하는 검사 특유의 ‘무오류의 신화’에 빠진 옹고집이다. 이럴 때 흔히 어른들은 밴댕이 소갈딱지나 소갈머리라고 한다.

그런 윤석열 대통령에게 법원이 ‘바이든’이 불분명하더라고 ‘이쌔끼들’은 확실하다고 하면 저 외교부 소송은 득이 있을까.

만에 하나 법원에서도 MBC 손을 들어주어 정정보도가 불필요하다라고 결정하면? 그땐 ‘이새끼들’도 ‘바이든’도 법원으로부터 인정 받는다.

과연 외교부는 법원에 정정보도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인가?

그리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거면 당사자적격 논란을 피하고 진검승부를 위해서라도 외교부가 나서지 마라. ‘대통령 윤석열’이 원고로 나서시라.

덧/이 모든 사달은 대통령의 실언에서 시작됐다. 실언은 깨끗이 사과하면 끝날 문제였다. 도대체 웬 국력 낭비이고 에너지 소비인가? 윤석열 대통령 밴댕이 소갈딱지 옹고집만 버리면 생기지 않을 문제였다. 서민경제가 파탄나고 남북관계가 위기인데 언제까지 옹고집만 부릴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옹고집은 언론 자유로 상징되는 민주주의마저 숨막히게 하고 있다.

*사진은 10월25일 국회시정 연설 당시 정의당 의원들. 출처:오마이뉴스.

 

‘이XX 사과하라’ 피켓 든 정의당… 尹 “그럴 일 안 했다”

- 고제규 시사인 편집국장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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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담

검찰은 해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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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

정치보복. 그것말고는 해석이 않됩니다. 반드시 심판을 받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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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재

진보,보수와 여야를 불문하고 망나니 칼춤에 먹힌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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